지원회화 - 루이즈×에르크


C

에르크 : 루이즈님!

루이즈 : 어머! 에르크?
정말로 에르크니!?

에르크 : 네.
오랜만에 뵙습니다.

루이즈 : 어떡하지...
너무 기뻐!
그도 그럴 게, 에르크는
얼마 전에 겨우 오랜 수행 끝에
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...
또 금세 수행이라면서
떠나버렸잖아...
나, 무척 쓸쓸했단다?

에르크 : 죄송합니다,
급한 예정이 생겨버리는 바람에...

루이즈 : 판트님이 시키신 일이지?
알고 있어.
하지만... 조금 더
느긋하게 있다가 나갔어도 됐는데.
...그러니까
정말로 기뻐.
너도 이 부대에서
싸우는 거니?

에르크 : 네.

루이즈 : 그러면 같이 있을 수 있겠네.
아, 그렇다면...
엘리우드님께
에르크랑 가까이서 싸울 수 있도록
부탁드리고 와야겠다.

에르크 : 아, 루이즈님!
...언제나
소녀 같은 분이야.


B

루이즈 : 저기, 에르크.

에르크 : 네, 루이즈님.

루이즈 : 이 싸움이 끝나면
우리랑 같이
리그레성으로 돌아가는 거지?
있지, 네 방을
더 넓은 곳으로 옮겨 뒀어.
에르크는 공부를 좋아하니까
서고랑 바로 이어져 있는 방으로...
볕도 잘 드니까
분명 마음에 들 거야.

에르크 : 아... 감사합니다.

루이즈 : 키도 조금 자란 것 같으니까
옷도 새로 맞추자.
네 자줏빛 머리카락이 돋보이는 색의
천을 몇 개 마련해 놨거든.
그걸 사용해서...

에르크 : 루이즈님, 저기...!

루이즈 : 왜?

에르크 : ...마음 써 주시는 건...
정말로...감사드리고 있습니다.
하지만, 저는...
제게는 그렇게까지
해 주실 정도의 가치가...

루이즈 : 에르크, 또
네 안 좋은 버릇이 나왔네.

에르크 : 네...?

루이즈 : 3년 전...그 날은 분명
눈이 내리는 밤이었지.
판트님이 「내 양자야」라며
데리고 오신 건
12살이었던 너...
짙은 자줏빛 눈동자가 인상적인
무척이나 영리해 보이는 남자아이였어.

에르크 : 루, 루이즈님, 지금은
그런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...

루이즈 : 됐으니까 들어.

그 시절, 판트님은
막 마도장군이 되신 참이었고...
거의 성에 계시지 못 했으니까
귀여운 양자가 들어와서
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.
그런데 그 아이는
쭉 방에만 틀어박혀서
책만 주구장창 읽고...
식사도 안 하고, 잠도 거의 안 자고
금세 쓰러지고 말았어.

에르크 : 그...
반성하고 있습니다.

루이즈 : 그래, 너무 겸손해서
식사도 못 먹을 정도로 긴장하는...
정말이지 바보 같은 아이였어.
하지만... 쓰러진 너를
간병하면서 조금 알아차렸지...
네게 있어서 우리는
생판 남이라고...
...그러니까 이런 식으로
내민 손을 뿌리치는 거라고...

에르크 : 아, 아닙니다!
저는 판트 선생님을... 루이즈님을
남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!
...하지만, 두 분의 애정이
너무나도 깊어서...
가끔씩 겁이 났습니다.
저는... 아무것도 못 해 드리니까요...

루이즈 : 에르크,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건
이유가 있는 게 아니야.
너는 우리에게 있어서
바꿀 수 없는 존재.
만나서, 함께 살면서...
...가족이 됐어.
그걸로는 대답이 안 되니?

에르크 : ...아뇨.
충분합니다.
제게 있어서도, 두 분만큼
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...